▶ 신간안내 - 어우야담2,3
이방인 유몽인(柳夢寅)의 거침없는 이야기 - ≪어우야담(於于野譚)≫ 완역 간행
≪어우야담(於于野譚)≫은 설화문학의 보고로 사실성이나 논리적 엄밀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서사구조와 열린 공간에서의 거침없는 대화를 엮은 책이다. 어우(於于)는 저자 유몽인의 자호(自號)이다. 어우는 원래 ≪장자(莊子)≫ <천지편(天地篇)>에서 '쓸데없는 소리로 뭇사람을 현혹시킨다[於于以蓋衆]'고 한 데서 유래한다. 곧 유몽인은 스스로를 쓸데없는 소리나 하는 사람이라고 일컬었던 것이다. 이만 보더라도 그가 스스로 방외인(方外人)을 자처했음을 알 수 있다. 방외인 유몽인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당대의 유명한 성리학자 성혼(成渾)을 사사(師事)했으나 경박하다는 이유로 쫓겨났다. 성리학적 엄숙주의는 그의 자유로운 정신을 용납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수학했던 성여학(成汝學)은 일찍이 유몽인을 두고 장자(莊子)와 나란히 견줄 만한 문장이라고 대단히 높이 평가했다.
≪어우야담≫에는 선조대부터 광해군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학자들의 뒷이야기와 민간에서 전해지던 야사(野史), 가담항설(街談巷說) 따위가 실려 있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가난과 부(富), 욕망과 금기, 소망과 저주 등 세속적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이 솔직하게 그려져 있다. 아울러 효자와 선비, 탕녀와 열녀, 충신과 간신, 귀신과 인간 등 각양각색의 인간들이 뒤엉켜 드라마를 연출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주인과 노비의 갈등을 통해 낡은 신분질서가 붕괴되는 과정까지 극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어우야담≫의 편제는 총 5편(篇)으로 인륜편(人倫篇)은 효열(孝烈), 충의(忠義) 등 11항목, 종교편(宗敎篇)은 선도(仙道), 승려(僧侶) 등 10항목, 사회편(社會篇)은 과거(科擧), 구관(求官) 등 20항목, 만물편(萬物篇)은 천지(天地), 초목(草木) 등 7항목, 학예편(學藝篇)은 문예(文藝), 식감(識鑑) 등 12항목으로 전체 522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우야담≫은 이전 시대의 필기잡록류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후대에 본격적으로 전개될 야담문학의 지평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위상도 대단히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화수(話數)를 수록하고 있는 ≪어우야담≫ 만종재본(萬宗齋本)의 전문 번역본이 없는 실정이어서 오늘날의 연구자들이나 독자들이 ≪어우야담≫에 접근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어우야담≫의 전문번역은 우리 시대의 국문학 연구자나 독자들을 위하여 가능한 한 앞당겨 해결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역자인 현혜경(玄惠卿) 김충실(金忠實) 신선희(申仙姬) 박명희(朴明姬) 교수(敎授)와 감수자인 이충구(李忠九) 선생님은 수년간 ≪어우야담≫을 함께 강독하면서 그 결실로 ≪어우야담≫을 세상에 내 놓았다. 역자들은 작업과정에서 오역을 피하고 원문의 뜻과 문학성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하여 역자 네 사람이 먼저 한 차례 강독을 하고, 그 다음에 각각 맡은 부분의 번역문을 작성해 와서 원문과 대조하여 읽으며 여러 차례 잘못된 점을 치밀하게 수정하고 보완했다.
본 역서는 가장 많은 화수(話數)를 수록하고 있는 만종재본(萬宗齋本)을 대본으로 번역하였다. 번역과정에서 오자나 탈자로 해석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은 청구패설본(靑丘稗說本), 일사본(一사本), 낙선재본(樂善齋本), 서울대 고도서본(古圖書本)의 해당부분과 대조하여 바로잡아 번역했다. 또 축자번역(逐字飜譯)을 원칙으로 하여 원문의 맥락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책 뒤에 만종재본의 원문을 영인하여 수록하고, 오자 탈자의 경우는 그 행의 오두(鼇頭)에 나타내고, 이본 5종과의 교감(校勘)은 따로 교감표를 작성하여 권말에 실었다. 또한 기왕의 이본대비표를 수정 보완하여 작품의 일련번호로 재정리하였다.
저자 : 유몽인(柳夢寅)
역주 : 현혜경(玄惠卿)·김충실(金忠實)·신선희(申仙姬)·박명희(朴明姬)
감수 : 이충구(李忠九)
정가 : 1책 13,000원
2·3책 15,000원
발행처 : 사단법인 전통문화연구회
저자(著者) 유몽인(柳夢寅) 소개
≪어우야담≫은 조선조 후기에 나타난, 최초의 한국야담집으로 편찬자인 유몽인은 1559년(명종 14년) 서울에서 태어나 1623년(인조 1년)에 아들과 함께 사형당했다. 그가 생존했던 시기에는 조선조 역사의 분수령이던 임진왜란이 있었으며, 선조 초기에 발생한 당쟁이 계속되던 때였다. 유몽인은 자가 응문(應文) 호가 어우당(於于堂)·간재(艮齋)·묵호자(墨好子)로 고흥 유씨(柳氏)의 사대부 가문이었으나 정계의 선두에는 들지 못했다.
유몽인은 성혼(成渾)과 신호(申護)에게 수학하였으나, 경박하다는 책망을 받고 쫓겨나 성혼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 24세에 진사가 되고 31세에 증광문과(增廣文科)를 통해 등용됨으로써 중앙정계에 진출하였다. 한편 임진왜란기에는 네 차례에 걸쳐 어사직 수행을 통해 전란 속 민중의 비참한 현실을 생생하게 체험하기도 했다. 광해군 즉위를 계기로 대북파(大北派)가 정국을 장악하게 되면서 유몽인에게는 순탄치 못한 벼슬길이 전개되었다. 광해군이 즉위한 해에 도승지(都承旨)로서 선조의 유명(遺命)이라 하면서 인목대비로부터 받은 교서를 전한 일로 파직된 후 은거하였다.
인조반정 이후 유몽인은 무고(誣告)로 체포되어 국문을 받을 때 '노과부사(老寡婦詞)'로 자신의 뜻을 대신했다. 곧 자신은 늙은 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정계에 다시 나올 수 없다는 뜻이었다. 당시의 대신들은 그를 살려주고자 했지만, 훈신(勳臣)들이 '뒷날에 폐단이 될 수 있다'고 하여 그의 아들과 함께 처형되었다. 정조 때에 신원되고, 이조 판서에 추증되었다. 문장가·외교가로 이름이 높았고, 글씨에 뛰어났다.
역주자(譯註者) 및 감수자(監修者) 약력(略歷)
역주자(譯註者) 약력(略曆)
현혜경(玄惠卿) : 1953년생 한경대학교 교양과 교수
知人之鑑 類型 고전소설 연구(박사논문)
於于野譚 소재 滑稽譚의 웃음창출 기법과 의미 외 다수
김충실(金忠實) : 1956년생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 강사
訟事型 고전소설 연구(박사논문)
李雲仙傳 연구 외 다수
신선희(申仙姬) : 1957년생 장안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고소설에 나타난 富의 具現樣狀과 그 의미(박사논문)
於于野譚의 言述 양상과 작가 의식 외 다수
박명희(朴明姬) : 1953년생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 및 국제교육원 강사
古小說의 女性中心的 視角硏究(박사논문)
신재효본 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작가의식 외 다수
감수자(監修者) 약력(略歷)
이충구(李忠九) : 1949년생 독립기념관 전문위원
전통문화연구회 연구위원
經書諺解硏究(박사논문)
漢字部首解說 외 다수
≪어우야담(於于野譚)≫를 완역하고
1. 본서는 우리나라 야담집의 효시(嚆矢)라 할 수 있는 ≪어우야담(於于野譚)≫의 전문(全文)을 최초로 완역한 하였다는 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어우야담(於于野譚)≫은 국문학사적 의의가 아주 큰 저서이다. ≪어우야담(於于野譚)≫은 1622년에 어우당(於于堂) 유몽인(柳夢寅)이 지은 한국 최초의 야담집이라 할 수 있다. 야담은 주목할 만한 당대(當代)의 삶의 변화와 새로운 문학적 성향을 보여주는 조선조 후기의 중요한 문학 장르이다.
≪어우야담(於于野譚)≫은 최초의 야담집으로, 전대(前代)의 필기잡록류(筆記雜錄類)의 전통을 이어오면서 후대의 본격적으로 전개될 야담문학을 선도(先導)하였다는 점에서나 빼어난 문학성을 지니고 있다는 측면에서 국문학사적 위상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어우야담≫의 이같은 국문학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 원문(原文)이 매우 어렵고 분량도 많아서 일반 독자들은 물론 국문학 전공자들도 읽기가 어려웠다. 유몽인은 학식이 매우 높고 문학적 재능이 빼어난 인물로, ≪어우야담≫에서 어려운 한자나 문장, 고사(故事)들을 많이 쓰고 있다. 본 번역서는 ≪어우야담≫의 전문(全文) 번역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여 ≪어우야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였다.
2. 본 번역서는 국문학 연구자들의 ≪어우야담≫ 연구를 빠르게 진전시키는 데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다.
≪어우야담≫에 관한 박사논문, 석사논문은 이미 나왔으나, 아직 전문(全文) 번역은 없는 실정이어서. ≪어우야담≫의 원문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그 만큼 어렵고 더딜 수 밖에 없었다. 본 번역서는 ≪어우야담≫의 연구를 촉진시키고 심화시키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3. 본 번역서는 일반 독자들에게, ≪어우야담≫에 나타나는 한국적 삶의 지혜와 문학적 아름다움을 재미난 읽을 거리로 제공한다.
≪어우야담≫에 실려 있는 이야기거리는 매우 다양하다. 동물이나 귀물(鬼物), 사물에 관한 이야기, 예능인에 관한 이야기, 당시 정치 및 시사(時事)에 관한 이야기 등이 다채롭고 풍부하게 실려 있다. ≪어우야담≫은 유몽인이,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하여 독자들에게 흥미있는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면서 한편으로는 독자들로 하여금 세상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의도하고 있다.
≪어우야담≫은 유몽인이 광해군 말년에 정치적 위기를 맞아 죽음을 예감하며 은둔하여 지내던 시절의 저작이다. 글쓴이 자신이 삶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진실을 바탕으로 이야기 세계를 펼쳐 보임으로써 독자들에게 재미와 함께 삶의 슬기를 전하고 있다. 오늘날의 독자들도 흥미롭게 읽고 삶의 지혜를 배우며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 본 번역서는 이본(異本) 가운데 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