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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 고전번역 학술발표회를 마치고


행사장 전경 - 자리를 가득매운 내빈들



담재 장학금 수상자



신승운 부회장의 개회사 및 취지



이성무 전 국사편찬위원장의 축사



조종업 충남대 명예교수의 기조발표



성백효 전 고전번역원 한학교수의 기조발표



심경호 교수의 주제발표



이상하 고전번역원 교수의 주제발표



전호근 경희대 교수의 주제발표



행사 개최 후 기념사진



≪通鑑節要≫의 한 구절 중에서, “悔不小靳可至千萬”이란 말이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이 현토할 수 있다.
悔不小靳이라 可至千萬이로다(조금 더 아끼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다. 천만 냥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로다.)
悔不小靳이로다 可至千萬이라하더라(조금 더 아끼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구나. 천만 냥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더라.)
悔不小靳일서 可至千萬이로다(조금 더 아끼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구나! 천만 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로다.)
悔不小靳이럿다 可至千萬할껄(조금 더 아끼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구나! 천만 냥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을……)

조선시대 어느 노인의 유언장의 내용이다.
“七十生子其非吾子家産傳之女壻他人勿犯”
사위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七十生子하니 其非吾子라 家産傳之女壻요 他人勿犯하라(70에 아들을 낳았으니 그는 내 자식이 아니다. 가산을 사위에게 전하고 타인이 범하지 말게 하라.)
이에 반해 70에 낳은 자식은 아래와 같이 해석하였다.
七十生子라도 其非吾子리오 家産傳之하노니 女壻他人이니 勿犯하라(70에 자식을 낳았다 하더라도 어찌 나의 자식이 아니겠는가. 가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노니, 사위는 타인이니 범하지 말라.)

위의 예시처럼 한문의 원문은 띄어쓰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구두를 띄고 현토를 붙이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한문 문장을 끊고 현토하는 데에 기준이 없는 것일까. 현토를 정확히 한다는 것은 한문의 문맥과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과 연관된다. 이를 한문에서는 文理라고 한다. 선현들은 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조선 중기 校正廳에서 鄭逑, 韓百謙, 鄭澈 등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 참여하여 四書諺解를 완성하였다. 이는 엄정한 문법 개념이 적용되어 한 글자를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문장의 흐름에 맞게 토를 달고 풀이한 것이다. 이 기준에 맞게 현토를 붙이지 않으면 그 문장의 해석이 고정되지 못하여 읽을 때마다 그 의미가 변하게 된다.


이번 학술발표회 기조연설에서는, 한문학의 원로인 조종업 교수와 성백효 교수가 발표하였다. 조종업 교수는 그의 저서인 ≪漢文通釋≫에서 口訣法에 논의하고 口訣을 정리한 등 현토에 대한 선구적 업적을 남겼는데, 이번에 漢文 虛辭와 현토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였다.

또한 원로 한문학자인 成百曉 교수는 四書三經 등 주요 동양고전을 번역하면서 평소에 느꼈던 현토의 필요성에 대해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현토에 대한 주제발표에서는 아래 두 교수가 발표하였다.
沈慶昊 교수는 고려시대 석독구결부터 조선시대 현토까지의 내용을 개관하면서 현토의 역사적 계승관계와 한계를 포함한 그 특징이 종합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현대 번역에서 볼 때 언해는 直譯에 가까운 全譯으로 그 내용에 불변성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한문번역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 원래적 의미를 직역한 언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하였다.

李相夏 교수는 조선시대 四書諺解를 분석하면서 다음과 같이 논하였다. 吐는 한문을 이렇게 읽자고 한 선조들의 한문에 대한 약속 체계이다. 따라서 한문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단계 이전에 현토를 통해 한문을 읽는 방식을 먼저 습득하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지금 한문에 능통한 학자들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한학자들이 현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진 번역자들이 번역을 한다면 매우 효율적일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전통문화연구회에서는 십삼경주소 번역사업을 진행 중인데, 이를 계기로 십삼경주소의 가치를 학문적으로 조명하였다.

이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田好根 교수는 古注(漢學)와 新注(宋學)의 통시적 측면, 즉 漢唐시대의 訓詁學이 주류를 이루던 학문 풍토에서 宋代의 朱子學의 등장으로 인한 경전 해석의 패러다임이 변화, 이후 淸代 考證學을 통한 漢學의 부활을 개관하면서 그 속에서 십삼경주소의 형성과정을 논하였다. 또한 우리나라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십삼경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우리 선현들은 방대한 양에 이르는 경학 자료를 남겼다. 이는 우리의 학문 전통을 이해하는 데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동양고전 중 가장 오랫동안 동아시아 사회를 떠받치는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아직 십삼경주소의 연구가 미진할 뿐만 아니라 완역된 적이 없다. 십삼경에 해당되는 유가문헌의 번역 또한 古注와 新注를 비롯한 주요 주석이 고르게 반영되지 못하고 특정 주석에 치우치거나 아예 반영되지도 않은 채 번역되었다. 이번 십삼경주소의 번역을 통하여 국학, 동양학, 인문분야를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하였다.



◎ 행사 개요
일시 : 2012년 11월 28일(수) 14:00~17:00
장소 :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주관 : (사)전통문화연구회
후원 :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고전번역원, 국사편찬위원회


◎ 행사 일정 - 사회 : 함현찬(성균관대 연구교수)
개회사 : 李啓晃(본회 회장)
축 사 : 李成茂(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학술발표회 취지 : 辛承云(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원장)


<기조연설>
漢文 虛辭와 우리의 吐 - 趙鍾業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懸吐에 대해서 - 成百曉 해동경사연구소 소장

<주제발표>

한문문헌의 斷句와 諺解 - 沈慶昊 고려대 교수
한문고전 정리 번역에 있어서 懸吐의 필요성 - 四書諺解를 중심으로-李相夏 한국고전번역원 교수
十三經注疏의 經學史的 意義와 飜譯의 必要性 - 田好根 경희대 교수